
지금으로부터 제110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읍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읍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기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를 제창하시겠읍니다. 제창은 녹음전주에 따라 1절만 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순국선열 및 전몰호국용사에 대한 묵념을 올리겠읍니다. 착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의장님의 개회사가 있겠읍니다.

존경하는 대법원장각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의원 여러분! 만물이 시동하는 새봄을 맞이하여 새롭게 정립된 새 의회상을 토대로 새로운 의욕과 정열로 여러분과 함께 국정을 논의하게 된 것을 본인은 무엇보다도 기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의원 여러분! 민주정치는 책임정치입니다. 책임정치는 공개성과 개방성이 강조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민주주의의 토착화를 위해서 개방정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기본원리에 따라 국회가 필요에 의해 수시로 열린다는 것은 국회의 본연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뜻에서나 민주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인은 확신하는 바입니다. 돌이켜 보면 과거에는 임시국회를 소집하려면 소집문제 그 자체만 가지고 교섭단체 사이의 의견불일치로 그 결정을 보지 못함으로써 많은 시간과 정력의 낭비를 가져왔던 것입니다. 이는 교섭단체 여하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이 국사를 논의하고 국민에게 책임을 지려는 의지와 대화를 통한 국회의 운영이라는 기본정신이 결여된 탓이었읍니다. 그 결과 민주정치의 발전은 그 정체의 늪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불행한 기억을 가지고 있읍니다. 친애하는 의원 여러분! 이번 제110회 임시국회는 회기는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원내교섭단체 대표들의 질문과 의원들의 대정부질문이 있고 아울러 각 상임위원회의 활동이 활발히 전개될 것이므로 지난 어느 회기에 못지않게 알차고 수확 있는 국회가 되도록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하겠읍니다. 따라서 본인은 오늘 제110회 임시국회를 개회함에 있어 다음 몇 가지를 당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우리 모두가 국가와 국민 앞에 무한책임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재확인하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민주주의 토착화를 위한 정치근대화도 궁극적으로는 우리 정치인 개개인의 책임의식이 얼마나 투철하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본인은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와 역할을 성실히 이행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우리들로부터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기약하는 의회민주정치의 발전은 공허한 구호에만 그치고 말 것입니다. 민주정치가 책임정치라면 의원 여러분의 질문 하나하나가 올바른 민의를 반영해야 함은 물론 나라와 겨레 앞에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이 자리를 빌어 거듭 강조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국무위원 여러분은 의원의 질문이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정책입안에서부터 시행과정에 이르기까지 국민이 알려고 하는 여러 문제들을 구체적이고 소상하게 밝힘으로써 어려운 문제라 하더라도 국민들의 협조를 구하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될 때 새 의회상은 그 기초가 더욱 튼튼해질 것이며 마침내 국민적 합의를 이룩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는 새 국회의 빛나는 전통의 수립을 위해서 부단히 정진하자는 것입니다. 제5공화국 출범과 더불어 제11대 국회의 개원 이래 오늘까지 10여 개월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동료 의원 여러분이나 국무위원 여러분이 역사의 소명의식에 따라 성실한 봉사와 협조정신을 아끼지 않았기에 이와 같이 빠른 시일에 새 의회상은 정착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우리 헌정사상 모처럼 이룩한 새 국회상의 정립을 바탕으로 이를 더욱 승화시켜 나감으로써 국회가 명실상부한 민의의 전당이 되도록 다 같이 노력합시다. 의원 여러분! 국회가 열릴 때마다 국민의 예리한 시선은 국회로 집중되고 있읍니다. 심야까지 국회에 불이 켜져 있는 국회의사당을 보는 런던의 시민은 ‘우리를 대신해서 국회의원들이 국사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으니 우리는 안심하고 편안하게 잠잘 수 있다’는 영국의 이야기는 우리 국회의 새로운 상을 정립하는 데 참고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모두 국민과 일체감을 이루어 국민으로부터 두터운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국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함께 노력하십시다. 여러분의 건강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1982년 2월 26일 국회의장 정래혁
이상으로 제110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마치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