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제92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읍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읍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기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 제창이 있겠읍니다. 애국가 제창은 녹음전주에 따라 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순국선열 및 전몰호국용사를 위한 묵념이 있겠읍니다. 착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의장님의 개회사가 있겠읍니다.

존경하는 민복기 대법원장 각하! 김종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의원 여러분! 오늘 개회되는 제92회 임시국회의 목적과 성격은 한마디로 안보문제를 다루기 위한 국회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는 바와 같이 현하 우리를 에워싼 주변정세는 시각을 다투는 긴박감이 감돌고 국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기로 접어들고 있는 느낌입니다. 우리는 크메르와 월남이 비참하게 종말을 고한 바로 이 시각에도 공산주의자에 의해 피의 숙청과 보복 그리고 동족살육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읍니다. 그리고 우리는 북괴 괴수 김일성이 인지 의 비극을 이 한반도에서 재현할 목적으로 중공을 방문했으며 이에 앞서 간첩을 남파하고 휴전선 남쪽까지 땅굴을 파 내려와 적화통일 야욕을 백일하에 드러내고 있음을 알고 있읍니다. 그뿐 아니라 우리는 세계의 강대국들이 자국의 이해관계에 얽매어 우방의 운명이나 그들이 대한 공약을 눈감아 버리고 어제까지의 적국에게 미소를 보내는 국제외교의 단면도 익히 보아 왔읍니다. 인지의 비극과 우리의 현실은 끊을 수 없는 함수관계에 있는 것이며 인지가 겪었던 국제외교의 쓰라린 경험은 우리에게 무서운 교훈을 남겨 주었읍니다. 친애하는 의원 여러분! 이제 우리에게는 중대한 결단이 요청되고 있을 뿐입니다. 지금 우리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악질적 공산집단인 북괴를 재인식하고 당파를 초월하여 국민총화를 통한 총력안보를 구축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며 그렇게 함으로써만이 북괴의 오판은 봉쇄될 것입니다. 작금 전국 각지에서는 요원의 불길처럼 총력안보와 반공을 외치는 국민의 함성이 메아리치고 있읍니다. 총력안보는 그 누구를 위한 안보가 아니라 바로 내 나라 내 자신 그리고 우리들 후손의 생존을 위한 안보인 까닭에 국민의 절규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절박한 것입니다. 우리 국회가 이 시점에서 국민적 결의를 집약 표현키 위하여 시급히 소집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친애하는 의원 여러분! 인지사태 이후 우리의 혈맹인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이행과 모든 공약의 준수를 거듭 다짐하고 있읍니다. 그러나 우방에 의존하는 안보는 언약이 되풀이되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실행될 수 있는 확고한 가능성에 근거를 두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미국의 공약을 신뢰하지만 그 공약이 언제라도 이행될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의 수원태세 가 무엇보다 완벽을 기해야 되겠읍니다. 60만 국군이 국토방위의 선봉을 담당하고 있으나 군이 고도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위해서는 온 국민의 정신적 무장이 뒷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현대전에서 후방 없는 전방은 무의미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론을 통일하고 국가의 의사를 집약하는 국회는 오늘과 같은 중대시기를 맞이해서 국민총화를 선도하는 적극적 자세를 가다듬어야 되겠읍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가서 국력의 배양과 국민의 단결을 모색하는 구국의 구심점을 찾아내기 위하여 모든 지혜를 총동원해야 하겠읍니다. 친애하는 의원 여러분! 이번에 임시국회가 소집되기까지 호양과 인내를 아끼지 않았던 여야 의원들에게 충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 안보국회가 계기가 되어 앞으로는 새로운 차원에서 국회가 운영되도록 다 같이 노력하십시다. 우리는 국회의 상도가 투쟁이나 단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설득과 타협에 있다는 사실을 굳게 믿고 명분과 실리를 따지기 이전에 항상 국가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현명을 발휘해야 되겠읍니다. 여야가 웃는 얼굴로 개회식을 맞이해서 진지하게 국사를 논의하고 서로 웃는 낯으로 폐회에 임할 수 있는 새로운 전통을 이번 국회서부터 세워 나갑시다. 이것은 본인의 소원일 뿐 아니라 여러분의 소원이며 또한 온 국민의 소원이기도 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1975년 5월 17일 의장대리 김진만
이상으로써 제92회 국회 임시회 개회식을 전부 끝마치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