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석을 정돈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 제183회 국회 개회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가 있겠습니다. 단상의 국기를 향하여 일어서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애국가를 제창하시겠습니다. 전주곡에 따라 4절까지 제창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이 있겠습니다. 묵념은 묵념곡에 따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국회의장의 개회사가 있겠습니다.

존경하는 이수성 국무총리, 그리고 국무위원과 동료 의원 여러분! 국가․사회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어 있는 이때 다소 늦은 감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제183회 임시국회가 이렇게 개회된 것을 매우 다행스럽고 의의 깊게 생각합니다. 본인은 먼저 지난 제182회 임시국회에서 노동법 및 안전기획부법 등의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빚어져 끝내는 극한적 파행상황을 초래하게 된 데 대해서 원만한 국회 운영을 책임진 의장으로서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면서 국민 여러분들과 동료 의원 여러분들의 용서를 구해 마지않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는 결코 의장 한 사람만의 결의나 다짐만으로는 이루어질 수는 없을 것이며 국회의 구성원 모두가 하나같이 우리 앞에 놓여진 의회의 처절한 현장을 직시하고 의회주의 본연의 정도를 지켜 나가는 노력과 협조를 다해 줄 때 비로소 달성될 수 있는 과제라고 믿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건대 제15대 국회 출범과 함께 우리들은 지난 4․11 총선에서 표출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여 새로운 의회상을 구현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 결과 국정감사나 예산심의, 상임위 활동 등을 통해 미흡하나마 과거와는 많아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난 연말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국회에서 빚어졌던 여야 간의 갈등과 격돌은 국민들이 그토록 혐오해 마지않는 고질적 구태의 반복으로서 달라진 국회의 모습을 염원하는 국민적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습니다. 국회에 쏟아지는 신랄한 질책과 준열한 비판에 접하면서 본인은 입법부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 없었습니다. 더구나 국론분열과 파업사태 등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어 가뜩이나 어려운 국가경제에 심대한 부담을 가중시키고 국민들의 일상생활에까지 불편을 초래하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의장으로서 또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깊은 자책감에 고뇌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간 ‘생산성 있는 국회, 경쟁력 있는 국회, 신뢰받는 국회의 구현’이라는 목표를 향해서 착실히 전진하던 15대 국회가 본연의 궤도를 일탈하게 되었던 데 대해 저는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지난 182회 국회의 파행사태로 인해 우리는 엄청난 국가적 손실과 의회주의의 손상이라는 크나큰 대가를 치렀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들은 실력저지와 강행처리는 여와 야 그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는 공멸의 길임을 뼈저리게 자각해야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들 앞에는 중대한 국가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만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일은 국회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난 182회 국회를 철저한 자성의 계기로 삼아 우리나라 의회정치의 고질화된 타성을 뿌리부터 개혁하기 위해 심기일전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입니다. 모든 현안을 원내에 수렴하고 활발한 토론과 대화를 통해 합일점을 찾아내며 최종적으로는 적법한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결론을 내리는 의회주의의 정도를 확립해야 할 것입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옛말처럼 지난 일을 뼈저린 교훈으로 삼아 국회가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 우리들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점차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이번 국회에서 우리들은 실로 중차대한 국가적 난제들을 다루어야 합니다. 지난 2월 12일 있었던 북한 노동당 핵심인사인 황장엽의 망명사건은 남북한의 체제대결이 결론부에 진입했음을 단적으로 입증하는 일로서 통일에 대한 대비, 안보에 대한 점검이 촌음을 다투는 일임을 깨우쳐 주고 있습니다. 또한 논란을 빚고 있는 노동법 개정 문제 역시 여야의 중지를 모아 풀어 나가야 할 과제로서 근로자들의 불안감을 덜어 주는 한편 전반적인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에서 그 해결책이 모색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 사회 전체에 엄청난 소용돌이를 몰고 온 한보사건에 대해서도 그 본질과 진상을 철저히 규명함으로써 국민적 의혹을 불식시켜 나가는 한편, 중소기업 연쇄도산 등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유사사건의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기 위해서도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이 밖에도 대만 핵폐기물의 북한 반입 문제 등 크고 작은 민생사안들을 심도 있게 심의하고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이처럼 수많은 난제들을 풀어 나가는 데 있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여야 간의 대국적인 호양의 자세입니다.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안들은 특정 정파나 정당의 차원을 넘어 국가공동체의 운명과 직결된 중차대한 문제들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내외의 관심이 쏠려 있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제183회 국회에서의 우리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바로 조국의 의회민주주의와 정치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근본적 신뢰 획득의 여부를 좌우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번에도 우리 국회가 당리당략에 급급하여 부질없는 정쟁이나 되풀이하고 만다면 국민들은 철저히 우리를 외면할 것이며 역사는 이런 15대 국회를 준엄하게 심판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오늘 제183회 임시국회 개회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몇 분의 동료 의원들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이병희, 조철구 의원이 유명을 달리했으며, 한보사건과 관련하여 몇 분의 의원들이 오늘 자리를 같이하지 못했습니다. 15대 국회라는 한 배에 동승한 우리 모두는 며칠 전까지 이곳 의사당에서 마주쳤던 그분들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오늘 이분들의 빈 의석은 우리들에게 정치란 무엇이며, 정치인의 삶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원초적 질문을 던져 주고 있습니다. 인생은 유한하고 정치인은 끊임없이 흘러가지만 국민과 역사는 유구합니다. 여러분! 최근의 노동법․안기부법 파동과 한보사건 등은 지난 시대 불가피한 것으로 묵인되기도 했던 탈법과 초법 그리고 편법적 관행들이 더 이상 통용될 수 없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국민적 여망과 시대정신을 직시하면서 국민들에게 석고대죄 하는 심정으로 이번 국회에 부여된 막중한 소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주실 것을 의원 동지 여러분에게 간곡히 호소합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남북분단 상황의 최종점을 향한 시계바늘 소리가 더욱 크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모든 나라와 민족들이 국익신장을 위해 이 순간에도 분초를 아껴 가며 뛰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지금 과연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서 있습니까? 시간은 결코 우리만을 기다려 주지는 않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제183회 임시국회가 의회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한 심도 있는 국정논의를 통해 민생과 직결된 구체적 성과들을 창출해 냄으로써 갈급한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나라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제시해 주는 귀중한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간곡히 바라 마지않으면서 이만 개회사에 갈음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제183회 국회 개회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참석 의원 수 ◯내빈 참석자 국무총리 이수성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 한승수 부총리겸 통일원장관 권오기 외무부장관 류종하 내무부장관 서정화 법무부장관 안우만 국방부장관 김동진 교육부장관 안병영 문화체육부장관 김영수 농림부장관 정시채 통상산업부장관 안광구 정보통신부장관 강봉균 환경부장관 강현욱 보건복지부장관 손학규 노동부장관 진념 건설교통부장관 추경석 해양수산부장관 신상우 총무처장관 김한규 과학기술처장관 김용진 공보처장관 오인환 정무장관 신경식 정무장관 김윤덕 법제처장 송종의 국가보훈처장 오정소 ◯제183회 국회 집회 공고 일시 1997년 2월 17일 오후 2시 집회근거 헌법 제47조제1항 및 국회법 제5조1항 공고자 국회의장 김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