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태회 의원께서 의사진행발언 요구가 있었읍니다. 나와서 말씀하시지요.

구태회올시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본 의원은 우리 당의 박준규 당 의장이 밝힌 ‘좋은 야당이 있어야 좋은 여당도 있게 된다’라는 철학을 신념으로 간직하고 있읍니다. 이번 제102회 임시국회는 남북대화에 대한 국민적 단합의 기틀을 보다 굳게 다지고 카터 대통령의 방한 성과와 3당국 회의 등 안보 외교에 대한 국가적 진로를 모색하며 또 세계적인 석유 파동으로 빚어진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충정에서 여야가 국회 공동 소집에 뜻을 같이한 것입니다. 그래서 역사에 대한 조망 속에 여야가 자제의 슬기로 대표질문에 귀를 기울여 서로 수용함으로써 이 자리를 경륜과 윤리의 도장으로 그 차원을 높였읍니다. 이런 가운데 신민당은 갑자기 정치의안을 내놓고 국회 출석을 거부했읍니다. 시작이 슬기로왔던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했던 모든 국민과 여권 의원들은 이와 같은 의회 부조리에 대하여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읍니다. 본 의원은 이와 같은 사태에 대해 그 책임을 누구에게 돌리려는 생각은 없읍니다. 다만 우리 국회가 이번과 같은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음 네 가지 점을 지적해 두고자 합니다. 첫째, 여야가 서로 합의한 사항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겠읍니다. 이번 임시국회는 당초부터 여야가 원만히 합의된 의사일정에 따라 운영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합의되지도 않은 일방적인 정치의안의 처리를 강요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읍니다. 백 보를 양보하더라도 서로가 이미 합의한 약속을 지키면서 새로운 문제에 대해서는 대화를 통하여 합의를 모색하는 것이 상호 관계를 이어 가는 정도가 아니겠읍니까? 소수의 주장이나 견해가 즉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의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은 의회민주주의와 대화의 기본이 되는 상호 신뢰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과오임을 강조해 두고자 합니다. 둘째, 어느 경우에나 소수의 의사를 다수에게 강요하는 것은 있을 수 없읍니다. 소수인 야당이 자의로 의안을 내놓고 다수인 여당에게 즉각 처리를 강요하는 것은 소수의 월권이며 횡포라고 할 수밖에 없읍니다. 세째, 여야를 막론하고 특정정당의 내분과 혼미가 국회운영이라는 대국을 그르치는 요인으로 전가되어서는 안 되겠읍니다.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해묵은 도식에 매달리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네째, 책임 있는 정치인은 링 안에서의 룰을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자기 편의에 따라 링 안과 밖을 수시로 넘나드는 의회인은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 할 수 없읍니다. 가두민주주의, 우리는 그것을 대단히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국민대표권을 스스로 거리에 내버리는 자기 부정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빨리 국회로 돌아오십시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이번 국회는 외교․안보뿐만 아니라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현안을 다룬다는 점에서 민생을 위한 긴급국회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국회로부터의 도피라고 할 수밖에 없읍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간에도 신민당이 우리와는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제안한 정치의안에 대하여 정기국회에서 신중하게 대화를 통하여 처리할 것을 제의하면서 국회 출석을 여러 번 촉구해 왔지만 끝내 이를 거부했읍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득이 안보 및 국민생활과 관련된 일부 상임위원회만을 열고 또 상정된 14개 법안과 1개의 동의안 가운데서 국민생활을 위해 시급한 소득세법 중 개정법률안 하나만을 처리하고 나머지는 9월 정기국회에서 여야가 다 같이 참석한 가운데 함께 심의 처리키로 했읍니다. 존경하는 의장 그리고 의원 여러분! 모든 일이 100% 완전무결할 수 있겠읍니까? 이번 제102회 임시국회 또한 얻은 것이 컸던 만큼 잃은 것도 다소는 없지 않았다고 봅니다. 우리 서로 공은 더욱 키우고 과는 과감히 버립시다. 동료 의원 여러분! 시행착오란 어디서나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우리 모두 야당 의원들과 함께 새로운 기분으로 9월 정기국회에서 다시 만납시다.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산회를 선포합니다.